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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장미의 혼례]를 보고

장미의 혼례(The Bridal of Rose)를 드디어 봤습니다.
언젠가 선명한 DVD 캡쳐화면들이 나타나게 되겠지만, 일단
대형 스크린에서 상영되던(비밀영상회에서) 화면들을 디지털 카메라로
마구 찍은 것이니, 화질이 안좋더라도 양해를...;;

아래의 내용들에는 영화의 내용이 제가 보면서 느낀대로 여과없이
펼쳐지게 되니, 혹 영화내용을 미리 알고싶지 않은 분들은 이글을 피해
주시기 바랍니다.

먼저 촬영에피소드 영상 중에서 몇컷입니다.

코지의 강렬한 눈빛

코지의 씨껍한 눈빛;;

오프컷에서도 전혀 표정 변화가 없는 마나언니

이빨에 피칠을 하고 있는 코지

진실인가 거짓인가, 믿을 수 없는(-_-) 코지의 옆모습

눈화장 속에 숨은 가는 눈을 조금쯤 눈치채게 되었던 장면

하지만 저 곱고 깜찍한 볼살의 귀여움은!!

헤어스타일과 의상을 지우고나면 구멍가게 아저씨같은 인상의
크라하;;;;;;

그런가하면 저 귀티나는 의젓한 모습이란

매우 부담스럽게 컬된 앞머리 사이로 가끔씩 드러나는 코지의 얼굴

좀 전의 고귀한 모습은 어디로 가고 다시 나타난 구멍가게 아저씨;;

험악한 표정으로 귀여운 곰돌이 인형의 앞발을 장난스럽게
흔들어 보이는 코지...엄청난 부조화의 조화;;

구멍가게 아저씨는 경직된 자세로 카메라를 향해 90도로
각도로 꾸벅, 사진은 꾸벅한 후의 바로 선 모습;;;

-대강 이 정도로 촬영에피소드 영상에서 건진 사진은 막을 내립니다.
약간의 두려움 속에 영화 본편감상에 돌입, 상당히 당황스럽고도 긴
도무지 왜 보여주는 것인지 알 수 없는 오프닝이 한동안 이어집니다.
오프닝 영상에서는 영화의 하이라이트;;; 부분에 속하는 장면들이
아무런 사전 설명없이 마구 쏟아져 나와 모두를 어리둥절하게 했다죠.

여기서 우리는 '장미의 혼례' 최초등장이자 최대의 에로씬과
만나게 됩니다. 웬 금발여인의 침실에 침입한 '지나가는 뱀파이어'
코지군;; 저 번쩍거리는 이불;아래서 상당히 뭉기적 거리는 듯한
두남녀의 액션;;;이 벌어지고, 초조함과 무한한 상상력 속에 숨을
죽이던 관객들은 다음 장면, 이불을 걷어내고, 옷을 모두 갖춰입은
채로 미적 미적 나타나는 코지군을 보게되죠.
옷도 다 입은 채로 이불 아래서 두남녀는 어색한 꼼지락거림을 연출
하느라 상당히 애로사항;;이 많았을 듯

드디어 영화의 본편이 시작되고, 주인공 크라하씨가 약혼녀
세실의 집을 방문합니다. 세실은 결혼식에 입을 드레스를 뽑
내고 있었죠.

안이쁘지만 이쁘다고 한마디하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의 젠틀맨 크라하

서울랜드 튜립축제 광고같은 한 장면이 펼쳐집니다.

셜록홈즈의 날카로운 추리가 아니고서는 도저히 그 존재의
의미를 알기 어려운, 그래서 혹자는 '지나가는 뱀파이어'라
고 표현할 수밖에 없었던 코지의 무차별 흡혈행각이 잠시
보여지고...

이 영화에 등장하는 뱀파이어들의 공통점은 상대방의 목을
물기전 위와 같이 고개를 쳐들어 젖먹던 힘을 다해 이빨을
박아주리라하는 준비자세를 보여주곤 합니다.
좀처럼 보기 어려운 코지의 콧구멍샷!!!

따지자면 두 번째로 선보이는 에로씬;;;;;;;
단잠을 자다 지나가는 뱀파이어 코지의 침입을 당한 동네
처녀는 상당히 특이한 시스템의 잠옷을 입고 있었습니다.
처음엔 꼭꼭 잘 여며져 있던 잠옷이 잠을 깨 살짝 어깨를
들자 저렇게 잡아 벗긴 듯이 벗겨지다니요!!
뱀파이어가 얼마나 놀랐겠어욧!!!!!
(가슴상태로 보아 남녀 구별이 조금 어려울지도 모르나
일단 여성으로 보여짐;;;)

한편 주인공 크라하는 드라큐라 백작에게서 트랜실바니아로
와달라는 편지를 받게 됩니다. 이야기 진행상 크라하는 귀찮아도
가야했습니다. 크라하가 런던에서 트랜실바니아로 이동하는
이동경로는 친절하게도 대형지도화면에 굵은 선으로 표시되어
절대 한 장소에서 찍는 것이 아님을 강조하는 듯 했습니다;

한편 이 영화의 또하나 의문의 인물 마나사마가 등장합니다.
그림 왼쪽구석에 보이는 십자가에는 금발에 '빨간!!' 레이스
팬티만을 입은 여자가 예수님 흉내를 내며 매달려 있습니다.
그리고 잘 보이진 않지만, 어수선하게 흩어져 있는 사람들은
뭔가 잔뜩 사악하고 변태적인 어떤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해
애쓰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분위기에서 사악의 정점에 무뚝뚝
하게 서있는 여두목 마나사마가 있으며, 여두목의 오른팔쯤으로
느껴지는 지나가던 뱀파이어 코지가 파티에 동참하고 있지요.
코지와 마나는 드라큐라백작 유키에 의해 영원의 흡혈귀가 된
존재들로 추정됩니다.
마나사마는 그런 인연으로 드라큐라백작의 입장을 많이 배려하
면서도 뭔가 드라큐라백작의 깊은 아픔을 이해하는 듯한 느낌
코지는 현재의 상황에 몹시도 불만이며, 그 모든 원흉이 유키백작
이라는 생각으로 기회만 엿보는 설정인 듯.

우리의 마나사마는 거추장스럽고도 불결하게 인간의 목덜미를
깨무는 짓은 하지 않습니다. 단지 기품있게 잔에 담겨진 피를
마시지요.

다만, 그 뒤처리에는 문제가 있는 듯 합니다.

한편 드라큐라백작을 만나러 트랜실바니아로 이동;;한 크라하는
드라큐라백작의 저택에서 오래된 초상화를 보게 됩니다.
우리는 크라하가 왜 그 초상화를 보며 흠칫 놀랐고, 드라큐라가
그에 반응하여 의미심장한 표정을 보이는지 알길이 없었습니다.
단지, 원활한 진행과 이해를 위해, 그 초상화가 크라하의 약혼녀인
세실과 닮았다고 애써 스스로를 세뇌해야 했습니다.
나중에 친절하게도 대충 그린 듯한 초상화에는 붉게 갈겨쓴 글자로
'세실'이라는 글씨를 드라큐라 백작이 남기고 사라집니다.

드라큐라 백작은 거미줄이 잔뜩 쳐진 방에 크라하를 재우고는
그림에 낙서를 하고 사라졌던 것입니다. 그 사이 크라하는 그
방에서 위의 사진과 같은 내용의 꿈을 꾸게 됩니다.
예전에 크라하가 잡지 인터뷰에서 언급했던 일종의; 에로씬이었던 것이죠
뭐 아주 짧고 별 느낌없이 조금 보여질 뿐이지만 정지화면을 만들
고 보니 조금쯤 혈압이 오르긴 하더군요~~;;;

바로 이방입니다. 드라큐라백작이 손님에게 내준 방은;;
암튼 묘한 꿈을 꾸고 난 크라하는 다리에 힘이 풀렸는지
도무지 제대로 걷지를 못하며 방에서 빠져나옵니다.

그리고 거울을 보자, 잠든 새 머리에 브리치가 이쁘게 되어
있었습니다. 돈 벌었네요...

짧은 시간에 모든 상황을 다 눈치채 버린, 크라하는 드라큐라
백작이 자신의 약혼녀에게 한발 먼저 달려갔다는 것을 알고
긴긴 말타기씬과 앞서 보여졌던 대형 지도씬과 함께, 열심히
열심히 드라큐라 백작을 뒤쫓아 이동한다는 것을 우리들의 뇌리
에 선명하게 보여주고자 애쓰게 됩니다. 정말이지 런던에서
굵직한 여러 가지 사건이 벌어지는 내내 크라하는 끊임없이
말타고 느릿하게 달리는 장면으로만 등장하게 됩니다.

한편 런던에 도착한 드라큐라 백작은 마나사마의 사악파티장에
도착하고, 그곳은 나중에 하이라이트장면의 주요무대가 되는
교회의 지하인 듯 합니다. 마나사마는 장거리 여행으로 피곤해
있는 드라큐라백작을 위해 엑스트라 아가씨를 준비해 주었고,
엑스트라의 피를 마신 드라큐라백작은 순식간에 노인에서 청년으로
탈바꿈하게 됩니다. 이 근처의 장면들은 제대로 나온 사진이 없어
서;;; 본의아니게 드라큐라백작의 모습이 잘 안찍혔더군요;;

드라큐라백작은 크라하의 약혼녀 세실이 서성거리는 런던의 밤거리
로 동그란 선글래스를 쓰고 갔고, 마치 연출된 듯이 길에서 딱 마주
치게 됩니다. '뜨끔!' 크라하가 묘한 꿈을 꾸고 있던 같은 시각 세실도
마침 묘한 꿈을 꾸었죠. 그 꿈 속에서 자신의 목덜미를 깨물었던
흡혈귀의 모습, 그러나 어쩐지 싫지 않았던 그의 느낌이 되살아났습니다.

그런데 그런 세실양의 침실에 드라큐라백작보다 한걸음 앞서 침입한
코지는 세실양을 공격하려 하였으나, 때마침 마나사마가 나타나
그를 저지합니다. '안돼 안돼, 그는 드라큐라의 신부라구'

그러면서 드라큐라백작이 그들에게 어떤 존재인지를 환기시켜줍니다.
그러나, 실은 이해가 잘 되지 않았습니다.
대충 마나사마가 교회의 수녀님이었는데, 마녀로 몰려서 수많은
군중들(약 7-8명;;)에게 잡혀가 화형을 당하게 됩니다.
코지는 이 수녀와 밀접한 관계의 청년으로 보이며, 군중(약 7-8명의)
들에 앞서 수녀에게 달려가 '어서 도망쳐'하고 외쳤으나, '도망쳐'라고
외침과 동시에 군중들이 문을 박차고 달려들어, 잘 모르는 사람이 봤으면
코지가 사람들을 데리고 잡으러 온 것 처럼 보였을지도.
아마도 그런 시련이 있던 그들은 그 후 뱀파이어로서 새로운 생명을 얻게
된 것으로 보여집니다.

마나사마의 말에 무조건 복종하는 코지는 여자를 건드리지 못하고, 다른
엑스트라 아가씨를 물어뜯는 것으로 대신하고.

어쩐지 이런 생활에 깊은 허무와 분노를 느끼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하여, 세실은 드라큐라백작에 의해 목덜미를 물리게 되고,
사실은 그녀가 드라큐라백작의 신부였으며, 불의의 죽음을 당한 후
환생한 존재임을, 우리는 상식을 통해 알고 있지요.

뒤늦게 런던에 도착한 크라하, 참으로 오랜 말타기였습니다.
드라큐라백작과의 재회로 목덜미를 물린 후 시름시름 앓고있는
세실, 그런 세실의 증세를 눈치챈 목사님과 일동은 세실을 눕혀
놓고, '엑소시즘'을 시도하고 있는 듯한 장면이 펼쳐집니다.
침대에 손과 발을 묶인 채 가슴에 커다란 십자가가 얹어지고, 옆에
서는 목사님과 그 일동이 기도를 중얼중얼, 그런 중에 헐레벌떡하고
올 줄 알았던 크라하는 참으로 느긋하고도 침착한 표정으로 어슬렁
어슬렁 현장에 도착합니다.

그리고 때마침 나타난 드라큐라 백작, '기다렸다, 뱀파이어'
꼼짝않고 서있는 드라큐라백작에게, 천천히 소총을 꺼내어
쏘는 크라하, 쏘는 사람이나 맞는 사람이나, 전혀 긴장감이
없는 참으로 묘한 액션씬들이 이후 계속될 예정입니다.

총에 맞고도 끄떡없는 유키는 크라하가 보는 앞에서 세실을
일으켜, 그녀의 목덜미를 물고, 세실은 그런 드라큐라백작에게
느끼하게 안기며, 드라큐라백작을 더듬습니다.

그런 장면을 멀뚱히 보고 있던 크라하, 아참 그러고 보니 세실은
내 약혼녀였지..뒤늦게 깨달은 듯, 긴칼을 드라큐라백작에게 찌르
려고 슬로우 모션으로 쑤우욱 내밀고, 세실이 유키에게 내민 칼을
대신 몸으로 막게 됩니다. 이 과정은 1분이 1시간인 듯 참으로
느리게 연출되어, 어찌보면 어설픈 무용극같기도 하구요;;;

내가 세실을 찔렀구나....바보 그렇게 느린 칼도 못피하냐

어찌어찌해서 드라큐라백작은 축 늘어진 세실을 안고 분노의
눈빛으로 크라하를 한번 야려준 후 사라집니다.

그 후 홀연히 나타난 지나가는 뱀파이어 코지, 크라하에게
힌트를 줍니다. 교회의 지하로 가라,

교회의 지하에서는 익숙한 패션의 마나사마가 유키와 세실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죽어가는 세실은 드라큐라백작의 피를
통해 영원의 생명을 얻게 되었죠.

이때 나타난 크라하, 유키와 싸우려고하나, 코지까지 나타나
세사람이 얽혀 혈투가 벌어지고, 와이어액션이 맛뵈기로 벌어진
후, 코지도 죽고, 유키도 죽고, 가만히 있던 마나사마도 죽습니다.
드라큐라 백작이 죽자 마법이 풀린 듯 스르르 눈을 뜨는 세실
그러나!!
세실은 이미 뱀파이어가 된 후였습니다.

비탄에 잠긴 크라하, 이때, 분명히 죽은 거 같았던 마나사마가
머쓱한 표정으로 구석에서 일어나, 그녀를 죽이라고 최후의
힌트를 주더니, 다시 꼴까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