ＰＯＰ ＢＥＡＴ '99. 8
ＧΑСΚΤ...그의 진실
"언제나 냉정 침착한 이미지의 각트. 쿨한 표정과 정반대로
내면으로는 격정적인 그의 희로애락 토크-"
말을 잃을 정도의 생각은, 때로 눈물이 되어버릴때가 있다.
감정은 그다지 겉으로 드러내지 않는다는 각트도 감정의 기복은 격
심한 사람인 것 같다. 그의 내면의 희로애락을 이번회에서는 들어
보았다.
▶즐거워하는 사람들을 곁에서 바라보는게 가장 좋다.
--희로애락이 격심한 편인가요?
<격한 편이라고 생각합니다...글쎄요. 삐딱한 사람인가. 화가 나
면 화가 날수록 냉정해지는 편이기도 하고. 하지만 감정에 관해
서는 격한 편입니다.>
--내면으로는?
<격하다고 생각합니다. 기뻐하고, 감동하고, 화내고...>
--그것이 그다지 표정으로는 드러나지 않는다?
<가벼운 감정일때는 그럴지도, 하지만 극한이 되는 때에는 무표정
이 되는 타입인지도 모르죠.>
--극한이 되면 그렇게 되는군요. 굉장히 슬플 때는 눈물도 나오지
않는다든가 하는 거 말이죠.
<그런 극한의 상태가 되기 쉬운 타입(웃음). 조금 감정이 상할 때
는 뭔가 말을 하기도 하지만 굉장히 화가 나면 아무 말도 안하게
되는...타입일까요? 무지 나쁜 녀석이죠.(웃음) 옛날부터 그랬습
니다.>
--그럴 때는 말도 걸 수 없을 것 같은 분위기가 되는가 보죠?
<예전엔요, 그런 얘길 듣고 굉장히 쇼크였던 적이 있는데, 눈초리
가 사납다고 자주 말을 들었거든요. 난 자주 멍해지는데, 언젠가
학교 식당에서 멍하게 있기도 하고, 거기에 긴 소파가 있어서 그
곳을 친구를 위해 맡아 두려고 혼자 앉아 멍하게 있었죠.
보통 그럴땐, 얼빠진 듯한 느낌이쟎아요. 그것이 내 경우엔 살기
를 내뿜는다고들 하더군요(웃음). 미간에 주름을 잡고 멍하게 앉
아 있었나봐요(웃음)
담배를 계속 물고는 그 담배가 재가 되고 더구나 그 재가 떨어지
지도 않으니 굉장히 분위기 잡는 것 같았겠죠. 문득 정신을 차리
고 주위를 보니까 내 주위에 사람들이 잔뜩 서서 나를 보고 있었
고 그 속에 친구도 있었기 때문에, 왜 안 앉아? 하고 말하니까
'너무 살기가 느껴져서 가까이 갈 수 없었어.'하고 말하더군요.
굉장히 쇼크였어요. 그런 적이 많았죠.>
--자주 있었나요?
<예, 그것이, 내가 멍하게 있을 때는 무섭다는 것을 잘 알게된 순
간이었습니다.>
--지금도 멍하게 있을 때는 무섭다는 이야길 듣나요?
<예, 난 멍하게 있을 때는 누군가 말을 걸어도 눈치채지 못해요.
집중하고 자신의 세계에 몰입해 버리기 때문이죠.>
--무표정해져 버리는 자신을 컨트롤 한다든가 하는 건?
<그런 적 있죠. 예전보다 조금은 표정이 드러난다고 생각해요.
옛날엔 아무튼 표정이 없다는 소릴 들었어요. 화내는건지 즐거운
건지 모르겠다고.>
--그런 얘길 듣는 건 슬픈가요?
<글쎄요. 스스로도 억제하고 있었으니까.>
--감정이 얼굴에 나타나는 건 미학에 어긋난다?
<아뇨, 그런게 아니고, 어쩐지 그렇게 되어 버려요. 자신을 지키
기 위한 것인지도 모르지만, 허무감을 느낀다고 할까. 자기 자신
에 대해서. 왜 모두들 즐거운데 나는 웃을 수 없지? 모두 화내는
데 화낼 수 없지? 모두 슬퍼하는데 나는 슬퍼할 수 없지?
만들어진 표정은 할 수 없고. 그래서...>
--그렇다면, 혼자서 있는 편이 즐겁게 되어 버리지 않나요?
<예, 언제나 혼자였어요.>
--지금은? 혼자서 있는 시간과 여럿이 떠들썩한 시간 중 어느 쪽이
즐겁나요?
<어느 쪽도 좋아요. 어느 쪽이라도 소중하죠. 어느 쪽이..라고 비
교할 수 없어요. 여럿이 있는 곳에서도 예전보다는 이야기할수있
게 되었고.>
--그렇게 되고 싶다고 스스로를 변화시킨 건가요?
<바랬던가..자신을 변화시킨 부분은 확실히 있어요. 하지만 지금
도 많은 사람이 있는 가운데에서는 이야기에 참여하지 않으면 안
된든가 그런 기분은 결코 없어요.
즐거워하는 사람들을 곁에서 바라보는게 가장 좋아요. 그것으로
충분히 행복한 기분이 됩니다. 대화가 없어도 좋아요.>
--그건 쓸쓸하지 않을까요?
<거기있는 모두와 괴리감이 있다고 느끼며 곁에 있는 것과 그 상
태로 행복하다고 느끼면서 바라보는 것은 크게 다르겠죠.
그런 동료가 소수라도 있다는 것이 굉장히 행복하다고 생각해요>
▶싫다고 싫다고 반항하듯이 말한 적이 아주 많아요.
--혼자만의 시간엔 무얼 하죠?
<영화를 본다든가, 책을 읽는다든가, 피아노를 친다든가, 야경을
본다든가, 혼자서 바에 가 술을 마신다든가....>
--피아노는 오랫동안 치나요?
<치기 시작하면 아침까지 치죠. 정신차리고 보니 아침이었던 적이
자주 있어요.>
--어떤 곡을?
<어떤 연습곡일 때도 있고, 자신이 생각한 것을 음으로 표현 해서
언제까지고 계속 연주할때도 있어요. 피아노라고는 해도 전자 피
아노기 때문에, 헤드폰 낀 채로.>
--피아노를 좋아하나요?
<악기 만지는 건 굉장히 좋아해요.>
--피아노는 몇살때부터, 어느 정도나 했나요?
<3살때부터 쭉, 클래식을.>
--지겹지 않았어요?
<지겨웠죠. 늘. 철들때부터 치기 시작했지만, 스파르타식이어서.
피아노 앞에 하루 2시간 앉지 않으면 안된다든가 그런 상태였기
때문에 싫어서 싫어서 견딜 수 없어 이런 저런 반항하기도 했죠>
--어떤?
<가정교사처럼 선생이 우리 집에 왔을 때도, '이제 이 아이는 더
못 맡겠습니다.'라고 말하게 하려고 필사적이었요.>
--꽤 저항했었군요(웃음).
<굉장히 나쁜 녀석이었던 같아요(웃음). 그때가 8살 쯤이던가.>
--8살에 이미 그렇게 싫증이 났었어요?
<아주 싫었어요. 11살, 12살쯤 무렵엔 배우러 다니게 되었는데 이
미 심한 상태였고, 항의하듯이 피아노 교실 앞에 친구 40명 쯤을
모아서 캐치볼을 한다든가 했죠(웃음).>
--곤란한 아이였군요(웃음).
<(웃음)선생은 굉장히 화가 나서 '안으로 들어오세요.'하고.
하지만, 우리 쪽이 사람수가 많으니까 무시하고 모두 캐치볼.>
--그만 두었겠군요?
<그만 둘 수 없었어요. 부모님이 굉장히 무서워서. 하지만, 이상
하다고 자주 생각하는데, 13살인가 14살 무렵엔 말썽꾸러기가 되
어서 말썽꾸러기들과 사귀게 되고, 그 중에 굉장히 맘이 맞는 녀
석이 있었는데 언젠가 그 애의 집에 가니까 그랜드 피아노가 있
었어요. '누가 연주하니?'하고 물으니까. '나'하고...>
--그애가?
<그애가. 아주 말썽꾸러기 애였는데, 파아노 앞에 앉아서 연주하
는 걸 보고 굉장히 놀라 버렸죠. 분명히 나보다 잘했어요.
부모님이 피아노 선생을 시킬거라고 말했죠. 실은 나도.... 하고
대답하고는 나도 연주했죠.
내가 그동안 피아노 치는 걸 무지 싫어했다는 말은 하지 않았어
요. 그가 피아노 친다는 걸 처음 알고 그 연주를 눈으로 보고는
굉장히 쇼크였어요. 확실히 나와는 비교가 안되었으니까.>
--그 친구는 동갑이었나요?
<동갑. 그것이 어쩐지 분해져 버렸죠. 그가 연주한 피아노곡을 기
억했다가 그 피아노곡이 전부 실려 있는 피아노 피스를 우선 닥
치는 대로 사고는 그때부터 쭉 혼자 연습했어요.>
--자각한 거군요.
<갑자기 마구 연주하니까 부모님은 미쳤나보다고 생각했을거에요.
(웃음)>
--그렇게 싫증냈었는데 말이죠?
<그래요. 피아노의 뚜껑조차 스스로 여는 법이 없었는데.
지고 싶지 않았다는 기분뿐이었던걸까. 어쨌든, 밤중까지 연주해
댔어요. 지금까지 하라고 하라고 했던 부모님이 시끄러우니까 이
제 그만해라하고 말할 정도. 완전판 피아노 피스는 거의 가지고
있었어요. 콜렉션이었죠(웃음).>
--어느 샌가 좋아져버린?
<그래요, 어느샌가 빠져들었어요.>
--그대로 지금에 이른 건가요?
<그럴지도. 하지만, 밴드를 하자고는 생각하지 않았어요. 지휘자
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기때문에, 언제나.>
▶그런 얼굴 하지마하고 말해주는 편이 좋은 것.
--그 이야기는 그 정도로 이번엔 느긋하게. 이야기를 바꿉니다만
최근 기뻤던 적은?
<어젯밤, 가끔 우리집에서 멤버들과 이야기하는데, 이야기 흐름으
로, 사람은 모든 것을 잃어도 곁에 있어 줄 누군가가 있다면 가
치가 있는 건지도 모른다는 이야기가 나오게 되었어요. 그때, 함
께 있는 멤버에게, '나는 네가 어떤 상태가 되어도 어떤 식으로
되더라도 계속 곁에 있을 것이다'라고 말해 주었을때 정말로 기
뻤습니다. 이미 기쁘다는 말로는 다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마
음에 와 닿았어요. 굉장히 기뻤습니다.>
--그때 어떤 얼굴이었다고 생각하나요?
<모르겠어요. 어떤 얼굴을 햇을까요.....어떤 얼굴을 하면 좋을지
몰랐던게 아니었을까요? 그런 얼굴이었다고 하더군요. 나중에.>
--울어버릴 것 같았나요?
<잘 모르겠지만, 굉장히 기뻤어요. 그 말은 잊을 수 없을거에요.
반드시.>
--최근 어떤 것에 행복을 느끼죠?
<사람과의 인연을 느끼는 순간일까...>
--어제처럼?
<음...그런가..별로 보답을 바라고 하는 건 아니지만,
그 말은 모든 것이라고 할까. 싫은 일이라든지, 양미간에 주름이
잡히는 때라든지, 잔뜩 있잖아요? 하지만 그 전부가 상쇄된다고
할까 그런 느낌입니다.
좋은 동료라고 생각하기도 하고, 좋은 스탭이라고 생각하기도 하
고, 기다려준 팬아이들도 정말로 좋은 아이들이라고 생각 하기도
하죠. 그런 순간은 말로 할 수 없는 어떤 것이 있어요.
최근 그런 것에 약해져요. 굉장히(웃음). 그런 자신을 발견합니
다.>
--불쑥 그런 느낌이 드나요?
<그래요. 물론 불쑥 그런 상태가 된다고 갑자기 울거나 하는건 아
니지만, 만나서 정말 좋았다라고 그렇게 생각할 수 있는 순간이
내게 있어서 재산이라고 생각해요.>
--최근 그렇게 생각할 수 있는 순간이 많이 않았나요?
<많았는지도 모르죠. 전국을 돌고, 기다려준 아이들에게 잘 돌아
오셨어요하고 들을 때도 그랬고, 돌아왔습니다하고 말 할수 있는
자신이 그곳에 있었죠. 스탭에 대해서도. 동료들에 대해서도.>
▶그걸 보고는 바로 '렛츠 고!'하고.
--그것과는 반대의 것을 묻습니다만, 굉장히 분노를 느낀 적도 있
었겠죠.
<있어요. 많이 있어요.>
--터뜨리거나 한 적도 있나요?
<있죠. 화날수록 냉정해져가요.>
--어쩐지 무서운걸요.
<(웃음)>
--그런 때, 분노를 진정시키는 방법은?
<예전엔, 터뜨릴 때는 걷잡을 수 없었어요. 제법 난폭했죠.>
--난폭했다구요?
<예, 난폭한 무리들이 있는 곳에 끼어들어서 난폭하게 굴었죠.
싸움하는 사람들 속에 들어가 함께 싸운다든지. 자신은 전혀 관
계없는데도(웃음).>
--뭡니까, 그게(웃음)?
<예전엔 그런 적이 자주 있었어요(웃음).>
--자주 있었다구요?
<그래요. 어린 녀석들이...라곤해도 나도 그 또래였지만. 그룹 동
지들이 목검을 들고 '너 이녀석들!!'하면서 현장으로 가고(웃음)
자신은 외부인인데도 모두 이미 시작했기 때문에 나도 '렛츠고!'
하는 식으로(웃음).>
--상상이 안돼요. 그런 시절도 있었군요.
<가끔요. 그 시절 나는 교토에 있었는데, 마침 팀이 갓 시작될 때
라 원정같은 건 아니고 팀동료의 싸움이 여러가지 있었어요.
떨거지들은 장소를 정해서 하지만, 팀들은 장소를 가리지 않았기
때문에 길 한가운데서 시작하는 셈.
큰 길에서 차로 가는데, 뭔가 소란스러워서, 마구 차가 막히길래
래 뭐지? 하고 앞쪽을 보니까 왁하고 사람들이 모여서 싸우고 있
었어요. 그걸 보고 대뜸 '렛츠 고!!'(웃음)>
--(웃음)어느 쪽에 낀다거나 하는 거 없이?
<없이. 어쨌든 이미 난폭해져 있었거든요. 눈에 뜨이는 놈은 닥치
는대로 싸움을 걸었죠. 심할때는 30-40명쯤이 왁하고 모였기때문
에 한사람쯤 끼어도 몰랐을거에요(웃음).>
--그런 기질은 이제 남아 있지 않나요?
<글쎄요. 지금은 안절부절해지면 야경을 보러 간다든가하죠.
그 기질이 없는건 아니지만...난 도망가는 건 싫기도 하고, 시비
를 걸어오면 받아 들입니다. 어린애에요. 아직...>
--그래요?
<그렇죠. 어쩐지 눈에 뜨이기 쉬운 타입이라서, 특히 그런 사람들
에게. 눈초리가 사납다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듣는 셈.
그래서 '너 이녀석!'같은 말을 들으면 자 덤벼, 잔소리하지 말고
하는 식이죠(웃음). 그렇게 되어 버릴때가 가끔 있어요.>
--될수 있으면 그렇게 되지 않도록..
<물론, 노력하죠. 길을 걸을 때는 되도록 모퉁이로(웃음).
그런 사람들이 있을 때는, 웃는 얼굴로(웃음)
모두 사이좋게 지냅시다하며(웃음).>
--어쩐지 설득력 없어~~(웃음)
<(웃음)>
▶육체적인 것보다 정신적인 것쪽이 중요
--이야기를 바꿔서, 최근, 울었던 적이 있나요?
<잔뜩 있어서 말 할 수 없어요...>
--진뜩 있었다구요?
<예, 기뻐서 눈물이 나올 때도 있고, 분해서 눈물이 운 적도 있고
그것은 대부분 나자신에 관해 분해서였죠. 자신에게 더 힘이 있
다면...하고 생각할때면...>
--그런 때는 혼자서 어딘가로?
<예, 야경을 보러 갑니다.>
--책을 읽거나 하면서 운 적도 있나요?
<있어요. 영화를 보면서도. 최근엔 '굳 윌 헌팅'을 집에서 계속
돌려 보면서 같은 장면에서 울어 버려요. 이상하게도 그 장면만
되면 웁니다. 내 속에 건드려지면 울거다하는 부분이 몇번을 보
아도 익숙해지지 않고 자극되니까요.>
--눈물 단지 같은 부분?
<그래요. 그런 것이 내 속에서 무언가와 겹쳐지는 부분이 있는 거
겠죠.>
--영화가 좋은가요?
<굉장히 좋아요. 시간이 없어도 봅니다. 몸이 상처입어도, 마음이
편한 쪽이 좋아요. 육체적인 것보다는 정신적인 것이 내게는 중
요하거든요.>
--마지막으로, 지금 즐거움이 되는 것은?
<라이브겠죠. 모두와 만나는 것. 이번에는 내가 모두가 돌아가 모
일 수 있는 곳을 준비해서 모두에게 '돌아오셨군요.'하고 말할겁
니다.>
*** En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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