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ＵＶ 47호 'ああ, 無情' 제 5장 자연의 섭리 제 1막 ＫＯＺ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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ＵＶ 47호 'ああ, 無情'
제 5장 자연의 섭리 제 1막 ＫＯＺＩ
--우선은 오랜만의 등장이기도 하니 '최근 어떻게 지내셨습니
까?'하는 식으로 시작해 볼까 합니다.
ＫＯＺＩ: 거듭 거듭 거듭 바퀴를 굴려가다보니 혼자가 되었네
요(웃음). 사람들과 접촉하지 않도록 스스로가 거부한 부분도
있고, 곡을 만드는 시기이기도 했기 때문에 자연히 그렇게 된
거긴 하지만. 미팅으로 사무소에 모일 때 이외에는 언제나 방
에 틀어 박혀 기재를 만지작 거릴 뿐이라서 정말로 잘 때도 기
재가 있는 방에서 자버린 다든지.
스스로도 이렇게까지 몰입해서 곡만드는데 빠졌던 적은 없기때
문에 어느 종류로는 자신의 의지가 아닌듯한, 뭔가에 씌인듯한
그런 정도의 열기로 해갔습니다.
--만들고는 처음부터 다시 고치고 하는 식으로?
ＫＯＺＩ: 새로운 컨셉의 토론을 하고, 곡을 각자가 집에서 만
들어 가지고 모여 모두가 들어 보는 중에 나 자신이 '아, 역시
이건 안된다.'하는 부분이 있으면 몇 번이라도 첨부터 다시 시
작했습니다. '이곡 멋지군.'같은 레벨의 이야기가 아니라 정말
로 만들고 있는 본인이 위험해질때까지 토론을 하기때문에 '이
건 안돼. 아무것도 전달되지 않아.'하는 기분이 되거든요.
--자신의 작품에 대한 아쉬움같은 것이 곡 만드는데 깊이 영향
을 끼친다는 건가요?
ＫＯＺＩ: 그렇기도 하죠. 그런 나날을 보내고 있는 것에서 음
악을 만드는 것 이상의 새로운 발견도 많이 있었고, 기재 사용
법의 발견도(웃음).
이제까지는 발등에 불이 떨어지지 않으면 작업할 수 없는 인간
이었지만, 지금이라는 순간을 소중히 하자는 생각입니다. 시간
이 걸려서 해 낸 결과가 헛일이 되는 일도 있지만, 순간적으로
하지 않으면 헛일이 될지도 모르는거고, 그런 의미에서도 발견
은 많았어요.역시 근본적으로 자신이 나타내고 싶은 음은 변하
지 않는다는 것도 알았구요.
--'다시 혼자'라는 것은 작곡을 하다보니 얻어진 결과인가요,
아님 의도하는 부분이 있는 건가요?
ＫＯＺＩ: 자신을 파헤치는 시기이기도 했고, 자연과의 조화를
생각하기도 했고, 그러니까 인간도 자연의 일부 아닙니까? 작
곡도, 그런 걸 생각할 수 있는 것도 전부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렇게 해가면서 최근, 스스로를 생각하는 방법이 변했습니다.
받아들이는 편이랄까. 느끼는 편인지도 모르지만, 예를들어 자
신의 의지와는 관계 없이 태양은 뜨고 집니다. 그처럼 자연이
되풀이되는 중에, 자신의 주위에는 여러가지 사건이 있게되죠.
나쁜 일도 답답한 일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경험을 하면서
인간은 성장해 가는 거 아닙니까? 지금까지 짊어져 온 그런 모
든 것을 받아들이자고. 그것을 허용할 수 없다면 자신을 바로
볼 수 없지 않을까하고, 도망가지 말아야죠. 그것이 경험이란
것이겠죠.
--모든 사건, 심라만상을 담는 그릇이 커진 것 같은 거군요?
ＫＯＺＩ: 약간은요(웃음). 예를 들면, (제가) 고양이를 기르
지 않습니까? 고양이는 본래 자연그대로 사는 모습이잖아요.
당연한거지만, 아무 생각 없이 살아 가고 있고. 그러나 그것은
그들의 자연그대로의 모습이고, 자연의 흐름을 받아 들이고 있
는 것 아닐까하는. 나도 본래 자연 그대로의 상태, 자연체로서
있고자하는 플러스 사고가 생겼습니다.
--아무래도 이제까지 마리스 미제르의 활동속에서의 자신은 꼭
자연체였다고는 할 수 없다는 건가요?
ＫＯＺＩ: 그런 점도 있습니다. 밴드활동, 표현활동을 하는 인
간이 완전하게 자연체인것이 좋은가 하면 그건 아니겠죠.
아무 생각없이 태연스럽게 곡을 만든다면 앞으로 나아갈 수 없
는거고 마리스 미제르는 자연스럽게 쑥쑥 나오는 곡을 발표하
는 것이 아니라 생각을 뽑아 낸 끝에 곡을 내는 것입니다. 그
것은 자신의 숙명이라고 생각하고 있고, 그것이 자신다운 거라
고 생각하기 때문에 작곡이 힘겨운 작업이라고 생각 하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곡을 만들기 이전의 자연스런 자신은 자연과 조화할 수 있는
자연체로 있고 싶다는 거로군요?
ＫＯＺＩ: 그렇지 않으면 그릇이 작아지겠죠. ....이름도 없는
꽃이 콩크리트 틈을 비집고 피어나지 않습니까?(웃음)
--거듭 거듭 자연과 조화하고 있군요!
ＫＯＺＩ: 바퀴벌레도 그렇죠. 그것들이 굉장히 긴 역사를 가
로 질러 존재하지 않습니까? 그토록 인간에게 미움받는데도 계
속 존재해 온 것은 반드시 뭔가 지구상에서 필요로 하는 이유
가 있는 거 아닐까하고...그렇다면 그건 인간과도 관계있는 것
이죠. 그렇게 생각하면 우연이란 없다고 생각하게 되고, 모든
것이 조화해가면서 연결되어 있는거라는 생각에 이르게 됩니다
--자연과의 조화를 느끼고 느끼지않고 상관없이 최근에 특별히
생각하게 되는 일은?
ＫＯＺＩ: 역시 Kami군의 일이 아니겠습니까? 말로 표현하는건
터무니없이 어렵지만 Kami의 죽음에도 의미가 있고, 그렇기에
나는 죽음을 헛된 것이라고 할 수 없다는 기분입니다. ...어떤
의미일까하고 묻는다면 대답하기 어렵지만.
--알겠습니다. 그것은 오래 사귀어온 코지상이기에 가지는 부
분도 있겠고, 마음 속에 간직해 주십시오. Kami군과의 추억
은 어떻습니까? 너무나 많이 있겠지만요.
ＫＯＺＩ: 동거했었기 때문에요(웃음). 예전 '메모아르'내었던
무렵인가 당시 그는 다른 사람 집에 얹혀 살았는데 쫓겨나 갈
곳이 없어서 내 다다미 6간짜리 좁은 원룸 맨션에서 반년쯤 있
었어요. 여름 뙤약볕에도 에어컨이 없어서 엄청나게 더웠죠.
혼자서도 더운데 둘이니까. 이불 속에서 뻘뻘거리고 큰일이었
어요.
--반대로 새로웠던 추억은요?
ＫＯＺＩ: 이번 부활의 신곡을 모두가 집에서 만들어 갖고 와
서 토론했을때, Kami도 곡을 만들어 왔어요. 그곡은 남겨져 있
으니까 이후 완성시켜서 낼 생각입니다. 그 작업도 지금 하고
있거든요.
--헛되이 하지 말자는.
ＫＯＺＩ: 지금까지 Kami의 곡은 없었지만, 이번에 굉장히 분
발했었고, 처음 곡을 들었을때는 솔직히 놀랐습니다. 여러가지
타입의 곡이 있지만 상상도 하지 못했던 내용이었죠. 거기다가
네 사람 중에서 가장 많은 곡을 만들어 왔어요.
--에에, 정말입니까?
ＫＯＺＩ: 정말로. 내가 만든 곡은 아직 부분적인 것으로 미완
성의 곡뿐이었는데 Kami의 것은 제대로 형태가 되어 있었어요.
그도 매일 작곡에 몰두했었습니다. 모두들 그런 상태였기 때문
에. 미팅으로 얼굴을 마주하는 때 이외에는 정말로 접촉이 없
었죠. 가끔 기재때문에 내게 전화를 걸어오긴 했지만.
음, 그런 시기였습니다......나도 밖에 나가지 않았고, 정말로
사람들과 만나지 않는 매일이었거든요.
--오늘, 사람과 이야기하는게 오랜만인 거에요?
ＫＯＺＩ: 그 정도는 아니지만(웃음). 전부터 사람들과 잘 안
만나는 경향은 있었고, 지금은 그럴 시간이 있으면 기재를 만
지지 않을 때도 스스로에 대해 생각한다고 할까, 파헤치는 시
간을 갖는 쪽이 좋다고 할까. 아아, 기재를 만지는 것도 자신
과의 대화이기도 하니까요.
--'메르베이유'의 레코딩때 이상으로 기재에 빠져 있군요?
ＫＯＺＩ: '아앗'하고 부르짖어 버립니다.
--뭐, 뭡니까, 그건?
ＫＯＺＩ: 샘플링 했던 음을 하드 디스크가 기억해가긴 하지만
부지런히 세이브 하지 않으니까 맥이 멈추거나 하면 데이터가
날아가 버리지 않습니까? 엔딩직전의 롤플레잉 게임의 리셋 버
튼을 고양이가 눌러버리는 것처럼요. 그런 일이 매일같이 있어
서 화가 납니다(웃음).
그럴때면 '아앗'하고 부르짖고, 곁에 있던 고양이가 놀라서 수
직으로 날아 떨어지곤 하죠. 덕분에, 부지런히 세이브하게 되
었지만.
--음악 이외의 것은 없는 나닐이었던 것 같군요.
ＫＯＺＩ: 지금두요. 시간이 있어도 음악관계의 일 밖에 하지
않아요. 전부터 제대로 연주하고 싶었던 아코디언과 첼로의 연
습도 꽤 하고 있습니다.
--지하활동시기라는 것이 있었기에 가능한 거로군요. 지금, 지
하활동시기를 돌이켜 보면 어떻습니까?
ＫＯＺＩ: 돌이켜 보지 않습니다. 지하활동이란 것이 끝난 것
도 아니고, 표면에 드러내는 것은 활동하면서도 병행하고 있으
니까요. 이제까지 자신을 바라보아 왔지만, 자신을 보는 일이
자연과의 조화를 생각할 수 있는 것과 연결되고 자신만이 아닌
'당신도 당신도 당신도' 포함한 자신, 그 속에 있는 나다운 사
고방식이 되어 왔습니다. 그런 시점에서 볼 수 있도록 된 것은
최근이기 때문에 아직 계속해 나가고 있는 중이고, 쭉 계속 될
것이기도 하죠.
--여기까지 이야기해오면서 코지상은 매우 릴렉스한 느낌입니
다.
ＫＯＺＩ: 자연스럽게 있자는 거죠. 어쩌면 아무 것도 생각하
지 않는 것이 최고 아닌가 하고도 생각합니다. 어렵지만, 릴렉
스 하는 것이 자연체에 가깝다고 생각하는데, 사람마다 제각기
맞는 방식이 있지 않겠습니까?
--마지막으로 팬들에게의 메세지를 부탁드립니다.
ＫＯＺＩ: Kami의 일에 관해서는 풀썩 침체되었던 시기도 있었
지만, 팬들로 부터의 편지에 힘을 얻게 되었죠. 정말로 마음으
로 부터 걱정해 준 많은 팬들을 계속 걱정끼치게 할 수는 없었
습니다. Kami가 남긴 곡은 반드시 발표할 것을 약속합니다. 나
로서는 '(마음을) 찌르는 곡'을 만들어 가고 싶습니다.
듣는 사람뿐 아닌 자신에게도 콕 찔러지는 곡이 아니면 안된다
고 통감하고 있습니다. '피 마시는 광대'같은(불만족스러운 쓴
웃음).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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